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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 성동구정신건강복지센터

시민들의 분주한 발걸음으로 쉴 새 없는 서울 성동구 금호동로터리 인근. 성동구정신건강복지센터는 1998년 설립 이래 20년 간 이 자리에서 ‘지역주민의 정신건강 지킴이’ 역할을 수행해왔다. 현대인들은 다양한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겪지만, 사회적 편견에 따라 진료나 상담을 주저한다. 이에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이 지역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글. 윤진아 사진. 김지원

지역주민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 한양대학교병원 협력기관 성동구정신건강복지센터

한양대학교병원 협력기관 성동구정신건강복지센터
 - 주소: 서울시 성동구 행당로 12 성동구보건소 금호분소 3층
- 문의: 02-2298-1080

정신질환, ‘편견’ 접고 ‘희망’으로

지역주민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 한양대학교병원 협력기관 성동구정신건강복지센터정신질환은 치료로 예방할 수 있지만, 정신보건서비스 이용률은 낮은 실정이다. 안동현(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성동구정신보건복지센터장은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두려움으로 인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지 않는다면, 의사들이 먼저 다가가야 한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성동구정신건강복지센터는 성동구보건소와 한양대학교병원이 협약으로 설립한 기관이다. 중증·만성정신질환 및 알코올중독을 앓고있는 주민들이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임산부 대상 산후우울증 예방사업부터 노년기까지 전 생애에 걸친 정신건강 증진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조기 발견과 치료는 물론 재활 및 사회복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이 맞물려 돌아간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은 성동구정신건강복지센터로 모인다.

의료 사각지대의 질환자들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나아가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평가와 상담을 시행하고, 필요 시 타 의료기관으로 연계하고 있다.

“오늘도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심리실 의료진이 찾아와 인지치료를 했어요. 아무래도 지역 보건소에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가족 해체 등의 크고 작은 문제를 가진 분들이 많이 찾아오세요. 이분들을 위해 한양대학교 가족들도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하지요. 의과대학, 간호대학 학생들은 센터 직원들과 함께 가정방문도 나가고, 각종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공공의료에 대한 식견을 넓힙니다. 전공의와 임상수련생들도 센터 진료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 현황도 파악하며 환자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고요.”

중학교 2학년 박재민(가명, 14세) 군은 산만한 태도와 망상적 사고로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 교사들이 심리검사를 권했지만, 보호자는 치료를 거부했다. 검사와 치료에 돈 쓸 여건이 안 된다는 이유였다. 다행히 센터가 한양대학교병원 사회사업실과 연계해 검사비와 치료비를 지원했고, 김강률 교수 진료로 약물치료가 이루어졌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재민이의 상태는 눈에 띄게 호전됐다. 김강률 교수는 일주일에 한 번 센터로 찾아와 재민이의 약물 부작용 여부 등을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점검한다.

중증질환자인 이시현(가명, 25세) 씨는 조현병으로 2차례 입원한 전력이 있다. 퇴원 후 한양대학교병원 외래치료를 받으며 센터의 주간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해 사회 복귀 준비를 하고 있다. 김현수(가명, 49세) 씨는 센터 단주 유도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1년 가까이 단주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상담가들의 도움에 감명을 받아 사회복지사 과정을 준비 중이다. 센터의 알코올 중독 예방·치료·관리 사업에는 중독전문가인 노성원 교수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찾아가는 복지사업’ 치료 문턱 낮춘다

지역주민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안동현 교수성동구정신건강복지센터는 개소 20주년을 맞아 올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그중 지난 7월 19일 한양대학교병원 강당에서 개최한 ‘학부모 아카데미’는 학령기 정신건강을 주제로 민아란 전 한양대학교병원 교수의 공개강의로 진행돼 지역 내 학부모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튿날에는 의과대학 TBL룸에서 자살예방심포지엄도 열었다.

지역밀착형 자살예방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안동현 센터장은 “자살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사회적 문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이 돌아가며 센터를 지키는 이유다.

“센터 전담직원뿐만 아니라 협약기관인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응급의학과를 포함한 여러 의료진, 그리고 보건소, 구청, 교육지원청, 경찰서, 소방서, 주민자치센터, 학교 등 다양한 기관들과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치료시기를 놓치기 전에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해줄 의료진이 환자 곁에 가깝게 있어야 해요. 지역사회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각종 위해 요인을 제거하고, 의료 사각지대를 찾아 지역주민들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성동구정신건강복지센터 임직원과 한양대학교병원 의료진은 미소 하나, 눈물 한 방울의 힘을 공유하며 벼랑 끝에 선 사람 들을 위무하고 있다. 지역 복지의 중추시설이자 병원 사회공헌의 바람직한 롤모델이 되겠다는 약속에 믿음이 갔다.

2019.01.28

관련의료진
정신건강의학과 - 노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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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중독 , #자살예방 , #정신건강